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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주말, 모처럼 여유 시간이 나서 무엇을 하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좋아하는 카페에서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쉬는 날 책을 읽는다는 것은 누구나 흔하게 실행해 볼 법한 일이지만 평소 책을 잘 읽지 않는 필자 같은 사람에게는 애석하게도 절대 그렇지 않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좋아하는 카페에 ‘애써’ 찾아가야 하고 밖을 나갈 때 가방에 책을 ‘애써’ 챙겨야 하는, 필요 이상의 노력을 요하는 일인 것이다. “카페 갈 필요 없이 집에서 편하게 읽으면 되지 않냐?” 라고 물어볼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예쁜 카페에서 읽어야 독서 능률이 오르는 편이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쉬는 시간 10분을 쪼개 도서관에서 책을 읽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독서가 일상이었다. 30대에 접어든 필자에게 독서는 이제 일상은 고사하고 취미의 축에 끼지도 못한다. 과거라면 책을 읽었을 시간에 유튜브를 보고 있는 필자의 모습을 결코 생각할 수 없었다. 실제 독서를 하는 사람의 비율이 급격하게 떨어진 시기는 2013년으로 유튜브의 시장 점유율이 74%를 기록했던 시기와 겹친다고 한다.

대중교통에서도, 일상 속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모두가 스마트폰 속 광활한 세상에 빠져있다. 그래서일까, 오늘날의 독서는 힙한(?)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뉴진스 해린이 공항에서 어떤 책을 읽었는지가 이슈로 떠오르고 그 책이 매진 행렬을 이어간다. 연예인과 가수의 공항룩에서 패션만큼이나 회자되는 것이 책인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트렌드를 보고 사람들이 얼마나 책을 안 읽으면 이런 세상이 올 수 있나 라며 혀를 끌끌 찰 수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가수가 기나긴 비행시간 동안 읽는 책이 무엇일까, 나도 그 책을 읽으면 그 가수처럼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시간 속 독서는 어느덧 지루한 행위가 아닌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행위로 자리매김한다.

그런 맥락에서, 특별한 날, 내가 좋아하는 예쁜 공간에서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는 필자에게 선물과도 같은 만족감을 안겨준다. 일상에서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점에 반성을 느끼긴 하지만 이런 내 모습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진 않다. 독서와 멀어진 것은 인정하지만 이따금씩 주어진 나만의 시간에 책을 읽기로 선택하고 그 경험이 지속적으로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면 필자의 독서 주기 역시 훨씬 짧아져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에만 해도 필독서라는 이름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 많았다. 분명 읽으면 재미있는 책이었지만 의무로 읽어야 한다는 점에서 생기는 일종의 반항심이 일었다. 이제는 책을 읽는 것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나이가 되었다. 빈도수는 10대 때만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 마음가짐이 분명 필자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 그러니 1년에 책 한 번을 피지 않는 필자와도 같은 또 다른 성인이 있다면, 그리고 예쁜 카페를 좋아한다면 이번 기회에 책을 펼쳐보길 응원한다.

원본:https://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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