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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공급 부족으로 요소수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디젤 차량 운행에도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당장 요소수 공급을 늘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지만 이 문제는 더 본질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요소수 대란은 환경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디젤 차량에 요소수 주입이 의무화된 것은 2015년에 ‘유로6’라는 환경 기준을 국내에 도입하였기 때문이다. 디젤 차량은 질소화합물을 배기가스로 분출하기 때문에 환경 오염 차량으로 인식되었고,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를 유로6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질소화합물에 요수소를 분사하여 물과 질소로 환원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요소수는 요소에 물을 섞어서 만든다. 그리고 요소는 석탄으로부터 얻는다. 석탄 역시 환경 오염의 주 요인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석탄 사용을 줄이는 추세다.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석탄 사용을 줄이면 요소 생산이 줄어들게 되고 요소가 줄어들면 요소수 생산이 줄어 디젤차량의 배기 가스 정화가 어려워진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어느 한 편의 노력이 다른 쪽에서는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환경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리나라는 요소의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으로 석탄 사용을 줄인 지 오래되어 요소의 국내 생산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중국은 현재까지는 석탄 사용이 많지만 대기 오염과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하여 석탄 채굴을 줄이고 있다. 더구나 호주와의 무역 분쟁으로 석탄 수입마저 어렵게 되었다. 이 두 가지 원인으로 중국에서 석탄의 사용은 급감하였고 그 결과 요소의 생산도 줄어들게 되었다. 자국에서 사용할 요소도 부족해지면서 중국은 요소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요소의 공급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였던 우리나라는 요소 공급의 절벽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님비현상은 한 국가 안에서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다. 환경오염시설이나 혐오 시설을 내 생활 주변에는 둘 수 없다는 인식은 국가간에도 적용된다. 그 동안 선진국은 환경오염의 주원인인 석탄 사용을 줄였지만 저개발국가에서 석탄을 사용하는 것에는 비교적 관대하였다. 석탄으로부터 추출하는 물질을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 오염시설은 개발도상국에 두고 그 시설로부터 추출되는 물질만 공급받겠다는 선진국의 환경 이기주의는 국제 분업이란 이름으로 정당화되었다. 그러나 국제 분업과 국가 간 교역은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반도체, 철강, 석탄, 희토류 등의 교역이 제한을 받는 것은 국제 정세에 따라 국제 분업과 국가 간 교역이 취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나 사회적 재난으로 특정 상품이 생산이 급감하게 되어도 국제 교역은 제약받을 수 있다.



결국 자유로운 교역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국제질서를 안정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나라에 경제적 타격을 가하겠다는 생각과 정책은 당사자 국가뿐 아니라 모든 국가에 피해를 줄 수 있다.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국제 정세에서 공급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물품의 공급원을 다양화하는 것과 환경 오염시설이라도 자국에 필요한 것이라면 최소한의 수준으로 자국에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별 국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최종 책임은 개별 국가에 있기 때문이다.



원본:https://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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