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전주대학교 교수ㆍ인류학
3월 22일, 유엔 지정 ‘세계 물의 날’
증가하는 1인당 물 사용량, 물 부족의 시대 도래
공급 늘리고 이용의 합리와 기해야

 

3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1992년 유엔 총회는 인류에게 물의 위기가 도래했고 이에 대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물의 날을 제정하였다.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에 누구나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공공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물이 공공재라는 인식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생각이기도 하다.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은 한정되어 있고 1인당 물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물 부족은 피할 수 없으며, 물에 대한 사적 소유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물을 두고 국가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구 표면의 70%가 물이지만 사실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은 그리 많지 않다. 바닷물을 포함하여 지구상에는 14억㎦의 물이 있지만 염분이 섞인 물이 97.5%이며 민물은 2.5%에 불과하다. 그리고 민물 중 약91%는 빙하나 지하수 형태로 고정되어 있으며 인간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물은 9%에 불과하다. 즉, 지구상에 있는 모든 물 중 고작 0.25% 정도만 인간이 이용가능한 물이다. 물은 증발과 강수의 과정을 거쳐 바다와 대기 그리고 강이나 호수로 순환한다. 순환과정에서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거의 고정되어 있다. 이용 가능한 물의 양은 고정되어 있지만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1인당 이용하는 물의 양도 증가하여 왔다. 그 결과 인간은 점점 물의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강수량이 인구 밀집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은 물 부족 현상을 더 심각하게 한다. 미국이나 캐나다는 인구에 비해 강수량이 많아 물이 풍족하지만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은 인구 밀집도에 비해 강수량이 부족하여 물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하다. 강은 지표에서 흐르는 물의 대부분을 보관하고 있어 물 이용에 핵심적인 수단이지만 여러 국가를 흐르는 국제하천은 국제적 분쟁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강의 상류지역에 있는 국가가 자국의 물 이용을 위하여 댐을 건설하면 하류 지역에 위치한 국가는 물 이용이 제한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에 해당한다. 연 강수량은 1,250mm정도로 세계평균보다 다소 높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강수량은 세계평균의 1/8에 불과하다. 더구나 여름에 강수가 집중되어 장마철에 내리는 물의 대부분이 짧은 시간에 바다로 흘러들어가며 국토의 70%가 산지로서 국토에 저장되는 물도 많지 못하다. 따라서 물 이용의 효율화를 기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_낙동강 발원지인 황지 연못

 

물 부족에 대응하는 방법으로는 공급을 늘이는 것과 이용의 합리화를 기하는 방법이 있다. 농업사회에서는 저수지와 보를 만들어 물이 흘러가는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도 하고 물을 저장하기도 하였다. 저수지와 보는 물 부족에 대응하는 핵심적인 수단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대규모 댐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지하수를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지만 이 것 역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무작정 공급만 늘이는 것은 하수를 정화하거나 처리하는 일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물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이는 것이 제한적이라면 물 이용을 합리화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즉, 물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물을 한 번만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물을 식수와 상수, 중수, 하수로 구분하여 2회, 3회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물을 공공재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상품으로 인식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의 생산과 관리에는 비용이 들어가므로 사용하는 사람이 적절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개인 차원에서도 물 이용의 효율화를 기하도록 하여야 한다. 물 때문에 발생할 고통과 분쟁을 피하기 위하여 개인, 국가,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물 문제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이며 이미 물 부족은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원본: 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83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