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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_에드워드 리 인스타그램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막을 내린지 2주가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아마 2024년 하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프로그램이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100인의 수많은 참가자들을 다 제치고 필자의 머릿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았던 1인을 꼽으라면, 에드워드 리 셰프를 꼽겠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화려한 이력을 가진 그가 참가자로서 매순간 선보였던 창의적인 레시피,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선보였던 도전 정신은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을 것이다.

얼마 전 유퀴즈에 출연한 에드워드 리 셰프는 “음식할 때 편하면? 끝이에요. 음식에 대한 사랑을 잃을 수가 있어요”라는 명언을 남겼다. 처음 그 문장을 들었을 때부터 울림이 남달랐는데 하루 이틀 곱씹어보니 더더욱 생각할 것들을 던져주는 문장이다. 과연 우리는 일을 하면서, 아니 직업으로서의 일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작업을 통틀어 매순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치열히 임했던 적이 있었던가.

우리 사회는 어느 순간 무엇에 오랜 시간 열중하는 사람을 미련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형성된듯하다. 투자한 노력 대비 결과를 너무도 빠르게 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끈덕진 진중함을 지닌 이에게서 결과를 쉽사리 볼 수 없을 것을 단언하며 더 쉬운 노선으로의 전향을 권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화려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의 모습은 한없이 부러워하면서 말이다. 정작 그 사람이 겪어온 기나긴 시간과 노력, 그 안에서 수반된 치열한 고민의 과정은 보려 하지 않은 채 결과만을 바라보는 것이다.

최근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이사가 현대카드 강연에서 도서 <스크루테이프>를 언급하며 이런 말을 했다. 이 책은 악마가 인간을 어떻게 현혹시키는지 다루는 책인데 그 전략 중 하나가 진중한 생각들을 가볍고 별 의미 없게 바라본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진중한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도록 만들어버리는 것이 악마의 전략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나긴 노력 끝에 얻어낸 실력과 사회적 지위를 가졌음에도, 만족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내딛으며 정체 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마음을 지니는 것은 정말 더욱 업그레이드된 도전이다. 에드워드 리 셰프가 말했듯 나에게 편안하고 익숙한 자리에 머무는 순간 내 분야에 대한 ‘사랑’을 잃을 수 있다. 대다수 사람들이 그렇게 익숙함 속에서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 시간 속에서 너무도 쉽게 권태로움에 빠진다. 별로 손에 쥔 것도 없지만 그나마 손에 쥔 것마저 내려놓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것을 손에 얻지 못한다. 에드워드 리 셰프의 도전 정신이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 이유는 그 선택을 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도 쉬운 길, 빠른 길만을 찾아오고, 그 안에서 일을 대하는 진중함을 잃어버린 세상이 된 것은 아닌가. 도전은 끊임없이 지속돼야 하고 현 상태를 대면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고전 ‘서경’에는 ‘군자 소기무일(君子 所其無逸)’이라는 말이 나온다. 불편함이 사람을 깨어 있게 한다는 말이다. 불편함이 주는 가치가 아름다워지는 세상이 돌아오길 바란다.

원본:https://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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