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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 교수ㆍ인류학
현실화되는 식량 위기
곡물 수요 증가ㆍ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곡물 ㆍ 식량공급의 불균형
국가간 협력과 국제적 노력 절실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는 당초 만성적인 기근 상태에 직면하게 될 인구를 1억3천만 명으로 예상 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그 인구를 2억7천만 명으로 수정하였다. 전지구적으로 식량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식량의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있으며 만성적인 기근 상태에 있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어 식량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다.

 

 

식량 생산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는 곡물 수요의 증가이다. 중국, 인도 등 경제 성장이 급속하게 일어나는 국가에서는 식생활의 개선으로 식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육식을 선호하는 식생활은 곡물 수요를 부추긴다. 대부분의 가축은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먹고 자라며 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곡물 10kg이 필요하다. 육식은 식량의 관점에서 보면 비효율적이지만 육식 선호의 식생활은 쉽게 변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인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북반구의 인구 증가는 정체되어 있거나 증가 속도가 완만하지만 아프리카를 비롯한 남반구의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인구의 증가는 곡물 수요 증가의 핵심적인 원인 중 하나이다.

 

 

식량부족의 두 번째 원인은 곡물이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이오 디젤이다. 화석연료의 문제점이 인식된 이후 곡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 되고 있다.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를 일방적으로 배출하지만 바이오 디젤에 이용되는 유채, 콩, 해바라기 씨 등은 이런 작목이 자라는 동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바이오 디젤이 연소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 대기 오염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 바이오 디젤은 역설적으로 식량 부족의 원인이 된다.

 

 

식량 부족의 세 번째 원인은 식량 공급의 불균형이다. 식량은 수요가 증가하거나 가격이 올라간다고 하여도 생산을 쉽게 늘이지 못한다. 경지면적은 제한되어 있고 작목 변경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 기온이나 폭우 등 기상 변화는 일시적으로 식량 생산을 크게 제한할 수 있다. 더구나 저개발국가일수록 식량 부족에 시달리기 쉽지만 국가간 곡물의 이동도 제약조건이 많다. 곡물의 가격이 인상되면 수출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으로 식량 자원 국수주의의 유혹을 받기 쉽다. 그 결과 식량의 위기는 국가간 큰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위의 세 가지 원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통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세 번째 원인은 인간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여지가 있다. 식량의 생산지와 소비지가 불일치한다면 식량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식량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굶주리는 사람이 많은 반면 식량 공급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간다. 어떤 지역에서는 비참한 수준으로 어린이 기아 현상이 있지만 또 다른 지역에서는 비만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간 협력과 국제적인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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