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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난뉴스_기자의 窓]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일 것이다. 하지만 이 ‘거리’를 얼마나 두어야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코로나19가 창궐한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도대체 몇 미터?... 연구에 따라 달라지는 거리 기준

통상적인 거리두기 기준이라고 여겨지는 2m는 19세기 말 독일의 생물학자 칼 플뤼게가 시행한 실험으로부터 왔다. 칼 플뤼게는 세균이 포함된 비말의 거리를 토대로 1~2m의 안전거리 기준을 확립했고, 1940년대 진행된 연구들이 더해져 2m라는 기준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당시 실험을 토대로 설정된 2m의 거리두기는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다. 지금의 기술로는 당시보다 더 작은 미세 입자들까지 측정이 가능하며 코로나19는 세균보다 훨씬 작은 크기를 가진 바이러스를 통해 전염된다는 것도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ㆍ일본ㆍ영국 등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재채기를 통한 비말은 최대 3~6m까지 날아가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게다가 실내에서 에어컨, 온풍기 등을 틀면 그 바람을 타고 방 전체에 바이러스가 전파될 우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물리적인 거리두기의 의미가 사라지고 만다.

시대, 연구,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국민들의 혼란감과 불안감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해묵은 기준은 하루빨리 타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보다 명확하고 안전한 기준이 제시돼야 국민들은 비로소 안심하고 따를 수 있을 것이다.

 

◆수치에 불과한 2미터... 진정한 의미의 ‘거리두기’ 이뤄져야

코로나19는 감염된 사람의 호흡기에 있는 바이러스가 감염자의 비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을 상대할 때, 비말이 서로 닿지 않을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2m이상, 최대 6m이상 타인과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대화를 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 일상적인 삶을 해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줄을 서거나, 교통수단에 탑승하여 이동할 때 이 ‘거리’는 도저히 지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물리적인 거리보다도 심적인 거리를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식사를 하게 되면 거리두기를 지킬 수 없으므로 최대한 타인과의 식사자리는 피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여 미세 입자가 호흡기까지 닿지 않도록 노력한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거리를 둬야 하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다. 인간의 사회성을 말살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개인 간 거리를 두기보다 사회적인 움직임이 요구된다. 그제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이 아닌 ‘사회적’ 거리두기, 심리적 거리감에 집중해야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북적이는 인파를 보면 회의감이 들기 마련이다. 특히, 본인의 노력이 소용이 없는 듯한 절망감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거리두기를 단순히 숫자로 치부하면 이런 생각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코로나19라는 상황을 얼마나 긴장하고 대하느냐는 것이다.

코로나19의 대유행에서는 누구 하나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다. 모두가 절망적이고 연일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보며 두려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따뜻한 마음과 관용을 바탕으로 한 심리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사실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외에는 현실적인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인과 2m이상의 거리를 두며 일상을 영위해 나갈 수는 없다. 이 점을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 본인이 노력하는 만큼 상대도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사람이 밀집된 곳은 가지 않는 것은 답답하긴 하겠지만 개인의 희생이 아닌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권유에 폭력을 행사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우리 삶에 배려와 관용이 더욱 요구되는 대목이다.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개인의 인식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타인의 노력을 비하하거나, 탓하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싶어서 감염되는 사람은 없다. 물론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집단 감염이 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그런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고, 이 재난을 극복해야만 한다.

우리 모두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과 사회의 안정을 위해 모두가 배려와 관용으로 무장해 이 재난을 극복해 나가기를 바란다. 나를 위한 것이 사회를 지키게 되고, 사회를 위한 것이 나를 지킨다.

 

http://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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