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재난

[한국재난뉴스_당신은 안전하십니까 ⑤] 간편식 직화 제품에서 발견된 발암물질의 실체

한국재난뉴스 2020. 10. 2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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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고?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국회 최혜영의원실(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2019년 식품별 3-MCPD 오염도 조사」에 따르면, 간편식 직화 제품 11건, 간편식 제품 7건, 간편식 안주 제품 6건 등 21개 업체의 38개 제품에서 3-MCPD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3-MCPD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 있음”인 그룹2B로 발암물질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식약처고시(식품의 기준 및 규격)를 통해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특히 불맛을 내는 간편식 직화제품 중 절반에서 3-MCPD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직화제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쌓여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식약처의 소극적인 태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식약처는 당초 3,600건을 조사하기로 계획안을 냈으나, 실제로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480건만 조사했다. 최근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식약처는 보다 엄중한 태도로 사안을 다뤄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게 해

▲자료_최혜영 의원실

이번 조사로 인해 간편식 중에서도 특히 직화 제품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재 자료를 살펴보면 직화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에서 3-MCPD가 검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3-MCPD 무엇이 문제인가?

 

 

3-MCPD는 고온에서 단백질을 염산으로 가수분해할 때 염산과 지방산의 글리세롤 부분이 반응하여 만들어진다. 이는 보통 간장을 만들 때 콩의 단백질을 가수분해하는 과정에서, 콩은 유지 함량이 높기 때문에, 콩의 지방 성분을 반응 물질로 하여 부산물로 함께 만들어진다. 전통 방식으로 발효시켜 만든 간장에서는 만들어지지 않지만, 현대적인 방식인 산분해간장에서는 검출될 수 있다.

 

하지만 산본해기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산분해기술은 현대 식품공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술로서 주스류, 물엿, 식용유 등 다양한 식품 제조 공정에 이용된다. 과정 자체는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에 비해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이점이 있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으로 이룩한 인간 삶의 질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산분해간장은 산분해기술을 적용해 만든 간장으로, 보통 탈지대두를 이용하여 만든다. 어감에서 느껴지는 위화감과는 다르게 산분해간장은 제조 역사가 100년 이상 되는 검증된 기술이다. 또한 단백질이 확실히 분해되기 때문에 그 맛과 향은 오히려 양조간장보다 풍부하다. 하지만 이미지 때문에 시중에는 잘 유통되지 않고 주로 업소용으로 이용되거나, 양조간장과 섞어 혼합간장으로 유통한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성 뒤에 숨겨져 예측하지 못했던 부산물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산분해 과정에서 주로 염산을 사용하는데, 고온에서 염산으로 콩 단백질을 분해하는 경우에 염산과 지방산이 만나 3-MCPD를 생성한다. 3-MCPD가 생성되는게 왜 문제인가 하면, 3-MCPD가 세계보건기구(WHO)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 있음”인 그룹2B로 지정한 발암물질이기 때문이다. 3-MCPD는 독성실험에서 신장, 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또한 남성 불임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3-MCPD는 완제품에서는 최대한 검출되지 않도록 반드시 전처리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식약처 고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올 1월에는 일부를 개정하여 3-MCPD의 기준을 강화한다고 고시했다. 개정 전 0.3㎎/㎏ 이하에서 올 7월 15일부터는 0.1㎎/㎏ 이하, 2022년 1월 1일부터는 0.02㎎/㎏ 이하로 강화한다. 이러한 고시가 이뤄진 같은 해에 규정 초과 건수가 이렇게나 많이 나왔다. 식품업계와 식약처는 안일함을 버리고 보다 엄중한 태도로 이 사안을 취급하여야 할 것이다.

 

 

직화가 문제인가?

 

 

3-MCPD는 주로 산분해간장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직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아니다. 따라서 직화 제품이 문제가 아니라 간장이 함유된 가공제품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3-MCPD가 검출된 제품 중 직화 제품이 아닌 제품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이를 알 수 있다. 3-MCPD는 직화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아니다. 간장을 이용하거나 간장이 포함된 소스를 이용하는 모든 식품에서 검출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직화제품이 발암성에 있어서 안전한다는 뜻은 아니다. 직화, 즉 직접 불에 대어 조리하는 경우에는 식품이 불에 타서 까맣게 된 부분이 생기고 연기가 발생한다. 탄 고기와 연기에는 ‘벤조피렌’,‘아세트알데하이드’,‘미세먼지’ 등 수 종류의 국제암연구소 지정 그룹1 “확실한 발암 물질”을 포함한 발암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식품 속 발암물질이 진정으로 걱정된다면 이러한 종류의 식품 섭취 자체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불에 직접 닿게 조리하는 경우에는 불판에서 식품을 조리할 때보다 최대 20배 이상의 발암물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금번 식약처 조사에서 간편식 직화 제품 중 과반수에서 발암물질로 지정된 3-MCPD가 검출된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하지만 이는 직화 제품의 ‘직화’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직화 제품에 이용된 간장 기반의 소스가 문제인 것이었고, 다른 제품에서도 3-MCPD가 검출되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3-MCP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효과적인 규제가 시행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화 조리법이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것 또한 알아야만 한다. 다만 다른 이유로 안전하지 못한 것이다.

 

원본: http://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