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재난

[MZ세대의 촌철살인] 생계유지가 꿈이 되어버린 현실에 대하여

한국재난뉴스 2023. 12. 1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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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올해로 만 28살이다. 나에게 꿈이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 연봉을 더 받는 것, 승진을 하는 것, 더 조건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는 것, 혹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퍼포먼스를 잘 내는 것 정도랄까? 4년차에 접어들다 보니 대단한 꿈보다는 그저 돈을 더 많이 벌고,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일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어릴 적 꿈이 무엇이었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남들 보기에 거창해 보이는 의사, 선생님 등을 말했던 것 같다. 역시 그 당시의 꿈마저도 직업적인 범주에 그쳤다. 왜냐고 묻는다면 아픈 사람들을 낫게 해주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저 돈을 잘 번다고 해서, 아이들을 좋아해서라기보다는 방학이 있어서 편하다더라 등에 그쳤던 꿈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필자는 생계를 이어오는 수단으로서의 꿈만 꿔왔다.



최근 지인을 만나 그의 꿈 이야기를 들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일을 7년 정도 하며 팀장까지 맡아왔던 그는 일순간 개발 일을 관두고 빵집 오픈을 준비 중이다. 하루 종일 서서 요리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느라 일이 끝나면 몸이 녹초가 되어버린다. 월급은 이전 개발자 월급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이 훨씬 좋다고 한다. 현 상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꿈을 향해 가까워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꿈은 가게를 오픈하고, 지점을 5개 정도 내서 다른 영업장에 빵을 납품하여 한적한 곳에 빵공장을 짓고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새벽 일찍 일어나 빵을 구워 이른 오후 즈음에 퇴근을 할 것이고, 저녁에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게 하며 쉬고 싶다고 한다. 남들은 이러한 자신의 꿈을 들으면 허황된 이야기라고 하지만, 본인은 그 순간을 계속 꿈꾸고 있다고 했다.



지금의 힘든 일상이 영원하지 않고 꿈과 가까워지는 발걸음이라면, 그 힘듦을 잠깐이나마 견딜 수 있다. 하지만 꿈 없이 인생을 그저 살아가는 대로 산다면 더 몸이 편한 일을 하며 더 연봉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삶이 공허할 뿐이다. 퇴근 후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저녁 먹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잠을 자기일쑤라면, 꿈이 뭐냐는 질문에 두루뭉술한 대답밖에 떠오르지 않거나 되레 염세적인 답변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경계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은퇴 후의 삶이 화두로 떠오른다. 이 순간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꿈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꿈은 나이와 사회적 직급에 상관없이 계속 꿔야 하고 최대한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렇게 꿈을 꾸는 사람이라면 일상 속 공허함에 사로잡히지도, 퇴직 후 무력함에 사로잡히지도, 우울감에 빠지지도 않을 것이다.



MZ세대들이여, 오늘 하루도 꿈과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하루를 살아내보자.




원본:https://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