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재난
[MZ세대의 촌철살인] 청년 나이 기준, 39세로 상향... 과연 좋은 것일까
한국재난뉴스
2023. 10. 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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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가족사진을 봤다. 아빠와 엄마의 20-30대 모습이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일 수가 없다. 그 시절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이 큰 몫을 했으리라. 어릴 적 내가 상상했던 30살 내 모습은 부모님처럼 의젓하고 멋진 어른이었다. 일에서는 전문성을 발휘하며 이미 결혼을 했으며 육아도 다 해내는 멋진 사람. 하지만 이제 곧 서른을 앞둔 나는 뭐랄까, 여전히 우리 집 막내에 머물러있는 기분이다.
최근 법적 청년 나이를 만 34세에서 최대 39세로 상향하는 방안이 제시, 추진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고 지자체별로 청년을 정의하는 나이가 다르기에 이로 인한 혼선을 방지하고 청년 혜택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30세를 앞두고 있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의 10년 후는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너무도 많을 것인지라 여전히 청년으로 머물러 있는다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좋게 말하자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지만 사실 부모 세대만큼의 책임을 다하고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
일을 할 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 승진을 하며 그 직급에 맞는 책임을 다해야 하는 상황애서 그만큼 성장을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을 지금 내 상황에 대입해보자. 29살의 나는 여전히 우리 집안의 막내딸만큼의 역할만 하기에 엄마가 떠먹여주는 밥이 여전히 익숙한 철부지에 불과하다. 하지만 30살의 엄마는 3살배기 아이를 키우고 있었으며 30살의 우리 할머니는 아이 셋을 낳아 키우고 계셨다. 그 옛날 어른들이 나이 들어 보이는 이유는 비단 메이크업과 스타일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젊은 나이에 가장과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 해낸 것이다.
고령화로 인한 정책이기에 낮은 출산율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0.79명, 그중 서울 지역의 출산율은 0.59명이다. 부모로서의 역할을 기쁘게 수행하기보다 그 역할이 너무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에 이를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훨씬 크다. 이 또한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의 영역이라고 말하는 달콤한 말에 기대어 이러한 내 생각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다. 하지만 책임을 다하지 않고 나 편하고 좋은 대로만 살고 싶은,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더 큰 것도 사실일테다.
여전히 철부지 막내딸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나와 비슷한 나이에 이미 부모로서의 삶을 경험한 분들은 다들 힘들긴 했지만 그 무엇보다도 귀하고 값진 선택이었다고 말씀하신다. 그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이 마음이 변치 않도록,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사회적으로 조금 더 편안하게 구축되길 바라본다.
원본:https://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