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재난

[MZ세대의 촌철살인] 흉악 범죄와 공황 장애의 공통분모

한국재난뉴스 2023. 9. 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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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기준, 공황장애 증상으로 인한 진료 인원이 20만 54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대비 44.5% 증가한 수치이다. 공황장애 증상은 남녀를 불문하고 40대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 그리고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악화된 후에 진료를 시작하거나 초기에 꾸준히 치료하지 않아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황장애의 연평균 증가율은 9.6%로 나타난다. 올해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증상을 겪었을 것이다. 20대의 공황장애 증상 또한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타의 뉴스 기사나, 인터넷에서는 공황의 예방 방법을 이렇게 제시한다. ‘100% 예방 방법은 없으나 평소 카페인 섭취를 주의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 옳은 말이긴 하지만 와 닿지는 않는다. 오늘날 현대인이 겪는 수많은 병들의 예방법이지 않은가. 조금 더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공황장애의 발생 원인에 대해 한 취재원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공황장애의 원인은 마이크와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하울링과 같다는 것이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켜져 있을 때 날카로운 소음이 들리는 것을 하울링이라고 하는데, 이는 스피커의 소리가 마이크로 들어와 증폭되어 스피커로 나오고 다시 마이크로 돌아와 더 증폭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스피커에서 나온 1의 소리가 마이크로 인해 3으로 증폭되고, 3의 소리가 마이크와 스피커의 순환 안에서 5, 7, 9로 계속 증폭되어 소음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사람이 받는 스트레스로 비유하자면, 스트레스로 인해 1의 반응이 생겼을 때 밖으로 해소해야 하는데 이 감정을 꾹 참아버리는 순간 속에서 곪아버려 다음엔 3, 5, 7, 9로 더욱 격하게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커졌을 때 공황이 발생하는 것.



이에 대한 해소법은 무엇일까. 스트레스로 인한 특정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를 속으로 삭이는 것이 아닌, 외부로 발산하는 것이다. 그렇게 순환 고리를 끊어내야 더 크게 증폭되는 위험성이 훨씬 줄어든다. 스트레스가 발생했을 때 실질적인 조언을 듣지 못하더라도 일단 누구에게라도 털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서현역 흉기 난동 이후 성남시는 심리지원 서비스를 실시했다. 성남 시민 31명이 도합 84차례의 심리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모든 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현대 사회에서 내 속에서 돌아가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선뜻 말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통이 힘든 사회 속에서 단절된 삶을 계속 이어가면 개인에게는 공황 장애가 발생하고 사회로서는 흉악 범죄 분위기가 조성된다. 분노를 털어놓지 못해 범죄로까지 확산되고 그 범죄에서 생긴 트라우마를 다시 속으로 삭이는, 우리는 참으로 병들고 아픈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등 지난 몇 년 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에세이 제목들을 보면 위로를 얻다가도 다시 치열한 현실로 눈을 돌리게 된다. 내게 힘이 되는 힘듦과 나를 병들게 하는 힘듦을 구분하기란 참 쉽지 않다. 이것만 넘어서면 될 것 같다가도 막상 쓰러졌을 때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하는 망가진 나를 마주할 때가 있는가하면 충분히 극복을 할 수 있음에도 노력을 하지 않아 안주하는 내 모습을 마주하기도 하니 말이다.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 속에서 이를 돌파할 것인지 마주하지 않을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끙끙 앓지 말고 외부로 발산하며 해소시켜나가야 한다.



원본: https://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