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를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원들은 물론이고 이를 지켜본 온 국민이 환호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중계된 발사장면에서 누리호는 1분 남짓 만에 우리 시야에서 사라졌고, 8분 58초 만에 모든 임무를 수행하고 비행을 종료했다. 개발 기간에 비하면 누리호의 활동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그 감동은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았다. 길이 47.2m, 중량 200톤의 발사체는 물론이고 탑재된 총 1.5톤의 위성도 우리 손으로 제작한 것이었다. 이로써 발사체와 위성을 동시에 자력으로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킨 10번째 나라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통신, 군사, 사업 등의 목적으로 한 위성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위성을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리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위성을 우주에 올릴 때 다른 나라의 발사체를 이용하였다. 누리호만 하더라도 1호는 궤도 안착에 실패했고, 2호는 실용 위성이 아니라 성능 검증을 위한 1.5톤의 물체를 탑재하여 발사하였다. 이번에 발사한 3호에야 비로소 실용 위성을 탑재할 수 있었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우리 발사체로 위성을 우주 궤도에 안착시킴으로써 이제 우리나라는 급증하는 위성 수요에 부응하여 고객의 위성을 우주에 안착시키는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우주 화물선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더구나 3차 발사에는 민간기업도 참여하여 기술이전이 이루어지고 우주 산업의 민간화에도 기여하게 되었다. 이미 우주 산업은 민간기업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위성 운반은 물론 달 탐사를 넘어 화성 탐사까지 도전하고 있다. 우주 개발 사업은 막대한 연구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민간 기업이 시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초기 투자와 기술개발은 국가가 담당하고 상용화가 가능한 시점부터 민간 기업이 참여하여 기술이전을 받음으로써 민간의 우주 산업 참여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번 3차 발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하여 KAI, HD현대중공업, 현대로템 등 국내 기업이 발사체 제작, 시험평가, 발사의 전 단계에 참여하여 상용화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는 3차례의 누리호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적으로 담당하여 우주 산업 역량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체의 성능을 고도화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게 되면 중형 위성 등 더 무거운 위성도 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이며 군사용 정찰 위성도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사체의 고도화는 안보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우주 산업은 블루 오션으로서 국가 간, 민간기업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에 마냥 기뻐하기만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우주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고 전문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우주 발사체 개발에는 러시아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효과가 컸다. 기술 선진국과 협력하는 것이 그래서 필수적이다. 우주 산업을 위한 국가의 과감한 투자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개발진의 도전 정신, 그리고 이 과정에 대한 국민적 성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