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한국재난뉴스_김창민 수요칼럼] 코로나와 문화

한국재난뉴스 2021. 10. 13. 13:56
728x90

 

코로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팬데믹이다. 전세계적으로 백신을 맞은 사람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 감염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형과 백신 후유증은 해결해야 하는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 현상이 지속되면서 중소상인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고통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백신 접종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것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이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전략은 국가별로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코로나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백신을 통한 대응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한 대응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구사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보다 백신에 의존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이런 나라들은 코로나가 시작되었을 때에도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에 소극적이었으며 대신 백신 개발과 확보에 주력하였다. 그 결과 해당 나라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한국, 뉴질랜드, 싱가폴과 같은 나라들은 백신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더 크게 의존하였다. 이런 나라들은 코로나 초기부터 마스크 쓰기를 강제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하였다. 반면 백신 개발과 확보에는 다소 등한시 하여 백신 부족 사태를 맞이하였다.



국가간 대응 차이는 백신 개발 능력과 경제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가간 문화 차이의 반영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한 국가들은 개인보다 집단을 더 중요시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공적 모임에는 적용되지 않고 사적 모임에만 적용되는 것도 개인의 가치보다 집단 가치를 더 우선하기 때문이다. 반면 백신을 강조하는 국가들은 집단 가치보다 개인의 가치를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나 사용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국가나 타인이 개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백신이 개발되고 공급되어도 백신 접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도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신의 대응 결과에 대한 판단도 문화 차이를 보인다.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전국적인 확진자 그리고 사망자 수의 감소로 코로나 대응의 성과를 평가하는 반면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로 성과를 판단한다. ‘백신을 많이 맞으면 뭘 하나.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는데’라는 평가나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의 자유가 크게 훼손되었다’는 평가는 이런 문화 차이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화 차이는 위드 코로나에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발생으로부터 2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각 국가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백신 외에 마땅히 코로나에 대응할 방법을 가지지 못한 인류는 결국 이 두 가지 방법을 다 사용한 뒤에는 일상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감염자 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지 않으면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일상 복귀 이후 확진자가 늘어나면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심각한 비판을 받을 위험이 있다. 반면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는 것이 더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위드 코로나는 결국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며, 코로나 확진자의 수는 그리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코로나 대응의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선택한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서 확진자의 수를 감소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확진자의 수가 코로나 대응에서 그리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인식을 먼저 가질 필요가 있다. 개인의 가치는 집단의 가치만큼 중요하다.



출처 : https://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