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

[기자수첩]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고통 분담’ 한다더니...직원들만 졸라맨 허리띠

한국재난뉴스 2021. 3. 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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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고통 분담으로 호텔신라 노사는 임금 동결에 합의한다”

▲그래픽_김진우 그래픽 2팀 기자



[한국재난뉴스_기자수첩] 지난 11일 호텔신라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위해 직원 임금을 동결하는데 합의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호텔신라의 실적이 하락하는 등 위기에 직면해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호텔신라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44.2%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호텔신라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호텔신라가 위기에 빠져 노사가 고통을 분담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 ‘고통 분담’이라는 말이 참 아이러니하다. 고통 ‘분담’이 아닌 직원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듯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직원들이 임금 동결을 했음에도 지난해 17억원이나 증가한 상여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48억9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사장의 보수는 전년대비 연봉이 1억 가량 줄어든 수치이나 상여금은 17억원이나 증가한 금액이다.

이부진 사장의 과도한 듯 보이는 보수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나서서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호텔신라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는 것은 최근 8년간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호텔신라의 직원들만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는 비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더욱이 호텔신라는 11일 노사가 임금 동결 합의를 했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전했고 하루 전인 10일 금융감독원에 이부진 사장의 보수 상승을 보고했다는 점에서 호텔신라의 언론플레이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에 대해 논한 뒤 사장의 보수를 인상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성과 기여도에 대한 차이가 있다고 치더라도 직원과 사장과의 차이가 지속적으로 벌어지면 조직 내 균열이 일어날 수 있으며 직원들의 허탈감 또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전 직원이 고통을 분담하기로 했다”

호텔신라의 노사합의 선언은 이랬으나, 사실 그들의 공시보고서가 말해 준 건 이부진 사장이 동참한 전 직원의 고통 분담이 아닌 직원들만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사실인 듯 보인다. 고통을 분담하겠다던 호텔신라의 선언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리더의 희생하는 모습이 재계에서 점점 보기 힘들어지는 모습으로 보여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원본: 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