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

[한국재난뉴스_김창민 수요칼럼] 예고된 비극, 선거공약이 된 국책사업

한국재난뉴스 2021. 3. 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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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 교수ㆍ인류학
선거공약으로 활용됐던 새만금 사업
가덕도 신공항 공약, 새만금 재현되나
포퓰리즘이 아닌 합리적 판단이 우선돼야

▲사진_가덕도 신공항

 

 

새만금은 사업이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수질 오염을 이유로 다시 해수 유통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해수 유통을 하면 그나마 지금까지의 활용계획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새만금은 전북 아니 우리나라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할 만하다. 여의도의 106배에 해당하는 넓은 토지가 마련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해야 할지 확정된 것이 없고 또 개발 방향을 정한다고 하더라도 입주할 기업이나 기관도 눈에 띄는 것이 없다. 내부 용지를 활용하자니 수질 오염이 문제이고 수질을 개선하자니 활용부지가 줄어들고 농업은 아예 포기하여야 한다. 그냥 두기에는 수조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새만금이 이렇게 된 이유는 새만금 사업이 철저하게 선거공약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지역 발전의 염원을 안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새만금은 유혹하기 쉬운 미끼였다. 도지사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는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 선거에서도 새만금은 전북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공약으로 활용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갯벌이 희생당한다거나 그 갯벌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피해는 선거에서 늘 외면되었다. 선거공약은 유권자들에게 장밋빛 희망을 주지만 선거 이후에는 그 희망이 무지개처럼 사라지기 마련이다. 선거 이후 공약을 이행하는 노력은 지역 주민의 기대에 늘 미치지 못하였다. 결국 새만금은 사업이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완성 상태이며 지역 주민들에겐 희망 고문이 되고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가덕도 신공항이 선거공약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 것도 새만금의 재현이 될 우려가 크다. 영남권 공항 문제는 무수한 검토 끝에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었다. 부산 경남권은 김해공항을 확장하여 사용하고 대구 경북권은 대구 공항을 이전하여 새롭게 건설하는 것이 그 결론이었다. 이 결론이 선거가 다가오면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부산 시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여당에서 영남권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부산 시민들의 이해에 부합한 가덕도 신공항이 선거공약으로 제시하였다. 야당도 선거 판세의 변화를 감지하고 가덕도 신공항 안을 수용하였다. 가덕도 신공항은 이전의 논의에서는 채택되지 못한 안이었지만 선거라는 국면에서는 여야 모두에 의해 다시 제시되고 있다.

 

 

대형국책사업이 선거공약으로 제시되면 합리적 판단이 아니라 포퓰리즘으로 흐르게 된다. 출마자는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유권자들의 입맛에 맞는 대형국책사업을 제시하기 마련이며 이는 대부분 국가 전체의 이익과는 상충하게 된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그 공약은 합리성 결여로 추진력을 잃게 되거나 마지 못해 실행에 옮겨 지역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유권자의 구미에만 맞는 국책사업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는 후보자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유권자의 깨어 있는 의식이 무분별한 공약 남발을 막을 수 있다.

 

원본: www.hj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