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재난

[한국재난뉴스_특집] ‘양날의 검’ 플라스틱과 지속 가능한 미래 ①

한국재난뉴스 2020. 11. 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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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잠깐 일을 보다가 빨대가 다 젖어버려서 난감했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어째서 이렇게 불편한 종이빨대를 쓸까?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면 더 편리하고, 재활용도 되니 좋을 텐데” 하고 애꿎은 종이빨대를 탓하고는 한다.

 

◆플라스틱, 편리함과 생존 위협의 양날의 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안타깝게도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한 경우는 단일재질의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플라스틱 빨대는 폴리프로필렌(PP) 단일 재질로 구성된 물질이기에 재활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플라스틱 빨대는 재활용 가능 유무가 아닌 다른 이유로 재활용으로부터 멀어져 있다.

 

 

플라스틱 빨대가 재활용이 되지 않는 이유는 경제적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분리수거를 한 재활용 쓰레기는 먼저 수거업체로부터 수거되어 재질별로 분류된 뒤, 처리업체로 보내진다.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빨대는 단일 재질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너무 가볍기 때문에 선별하기도 인력이 많이 소모되고, 선별 후에도 밀도가 작아서 값을 잘 받을 수 없다. 이러한 경제적 논리로 인해 충분히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 버려지고 있다.

 

 

이렇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온다. 산에서 강으로, 바다로 이동하며 완전히 썩어서 없어지지 않고 1㎛~5㎜의 아주 작은 크기로 변하는데, 이를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농작물을 통해, 어류를 통해 우리의 식탁으로 올라온다. 2019년 6월 세계자연기금(WWF)과 호주의 뉴캐슬 대학이 함께 내놓은 보고서인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매주 평균적으로 2000여 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 이는 약 5g으로 신용카드 1장의 무게와 맞먹는다. 이는 명백한 플라스틱 재앙이다. 우리가 섭취한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몸에서 사라지지 않고 혈관을 통해 세포 곳곳으로 이동하여 남게 된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새에 플라스틱에 중독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미생물 등 모든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토양과 바다 어디든, 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는 곳에서조차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수십, 수백 년 후에도 플라스틱은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 그동안 플라스틱이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플라스틱 문제는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 더 먼 미래를 위하여 하루빨리 고민해야만 하는 우리의 책임이다.

 

 

◆플라스틱 대체재는 플라스틱보다 환경 친화적인가?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재인 종이빨대가 더 환경 친화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 플라스틱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기업들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제한하고, 국민들도 종이빨대를 제공하는 것을 더 친환경적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시중에서 흔히 보이는 종이빨대 역시 재활용이 어렵다. 종이빨대를 재활용하려면 플라스틱 빨대와 마찬가지로 선별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부피도 작은 종이빨대를 일일이 선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플라스틱 빨대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많은 종이빨대들이 버려진다.

 

 

또한 대부분이 음식물에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종이는 재활용을 위해 반드시 오염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심지어 물에 젖은 종이도 재활용 과정에서 오염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재활용이 쉽지 않다. 오염된 상태로 배출되거나, 수거과정 중 오염되어 버린다면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제조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있다. 종이빨대는 종이를 이용해서 만드는데 종이의 원료는 나무이다. 플라스틱을 대체하기위해 삼림을 파괴하는 또 다른 환경파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종이 제조 과정은 수많은 양의 물을 소비하는데 이는 수질오염의 원인이 된다.

 

 

빨대와 관련한 이슈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빨대를 애초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음료 등을 마실 때 가급적 빨대 이용을 자제해보자. 머그잔을 이용한다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은 매우 심각한 단계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환경보호라는 큰 그림을 놓치는 수가 있다. 대체재로 지목된 품목이 제2의 플라스틱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애초부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염두에 두고 플라스틱 줄이기를 실천해야만 한다.

 

 

플라스틱 빨대를 줄이고, 종이빨대를 사용하자는 이슈를 통해 더 많은 국민이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는 장점도 있지만,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삼림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부작용도 있다. 환경보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근시안적 사고가 아닌 더 넓은 시야로 현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을 통해 기업의 친환경 경영을 돕고, 국민들에게 재활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업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경영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민간은 나부터 시작한다는 의지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경보호에 동참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일심동체로 환경보전을 실천해야 비로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개입과 국제 공조가 필수적

 

 

최근 들어 정부의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한 번에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할 수는 없으므로 서서히 줄여가는 방향으로 규제가 시행된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미 사용되어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플라스틱 빨대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 사용에 대한 규제보다도 충분히 재활용 할 수 있는 자원임에도 버려지고 있는 현실을 타파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이다.

 

 

국민인식도 매우 중요하다. 재활용 쓰레기를 재활용 가능한 상태로 배출해야만 한다. 종류별로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오염되어 있다면 깨끗이 씻어서 배출해야 한다. 또 일상에서 플라스틱의 사용 자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재활용’을 고민하기보다 ‘재사용’을 고민하는 일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우리나라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이미 플라스틱은 전 세계 곳곳에 퍼져있다. 플라스틱 없이 운영되는 나라도 없다. 바람과 해류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한 곳만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적 공조가 필수적이다.

 

 

세계 각국은 환경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플라스틱 문제를 바라봐야만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우리 국민이 세계적인 환경문제 해결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환경문제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과 국민들의 관심이 지속되어야만 한다. 나부터 실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전 세계인이 동참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하는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